[아이티데일리] 국내 최고의 DB 통합접근제어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주)피앤피시큐어가 8년 전 매각했던 자사 주식을 지난해 11월 모두 다시 사들였다. 그것도 매각 당시 금액보다 6.5배나 더 큰 금액으로 빚까지 내서 매입했다고 한다. 박천오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선뜻 이해가 잘 안 간다.
이어 그는 8년 전인 지난 2014년 4월 자사 주식을 NHN엔터테인먼트에 모두 매각한 배경도 그런 데 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즉 NHN은 규모가 큰 대기업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 배울 게 많다고 판단했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NHN은 여러 가지 다양한 상용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고 있어 이들 가운데 한두 개 소프트웨어에 자사의 기술을 접목시켜 패키지화 한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이 훨씬 쉬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술력에 대한 시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특히 박천오 대표와 NHN의 이준호 회장은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달랐다는 것이다. 즉 박 대표는 기술력 확보 및 성장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 중점을 둔 반면, 이 회장은 피앤피시큐어를 NHN 그룹을 지원하는 포트폴리오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피앤피시큐어가 하고자 하는 동력은 크게 떨어지고, 종국에는 존재가치도 없어지게 된다는 게 박 대표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결국 박 대표는 이 회장에게 팔았던 주식을 되사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 회장 역시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대기업인 NHN의 경영 및 조직 관리 등 여러 가지 많은 것을 배웠다”며, “NHN의 특장점을 피앤피시큐어에 접목시킨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를 위한 더 큰 회사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사실 박천오 대표는 올해로 지천명의 나이를 앞둔 49세이다. 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한다는 것은, 자존심 강한 그로서는 더더욱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 대표는 그의 나이가 한창 때인 30세에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해 좋은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의 한판 승부’라는 목표로 피앤피시큐어를 창립했다. 이후 국내 최고의 DB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고, NHN에 매각해 다시 사들이는 등 창립자이자 경영자로서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통해 노하우도 축적했다. 지천명의 나이에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시 도전에 나선 박천오 대표에게 모두가 박수를 보내는 이유일 것이다.
“‘돈’보다는 기업의 ‘존재가치’가 더 중요”
“피앤피시큐어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전문기업이다. 더 크게 성장하고 싶고, 더 좋은 솔루션을 개발하고 싶어 매각했는데, 매입을 한 NHN의 생각은 달랐다.”
매각대금의 6.5배나 더 주고 빚까지 내서 주식을 모두 사들인 배경에 대한 박천오 대표의 설명이다. 사실 박 대표는 독자 경영을 선택하지 않고 NHN의 의지에 따랐다면 수백억 또는 수천억 원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돈’보다는 본인과 기업의 ‘존재가치’에 더 중점을 뒀다. 피앤피시큐어는 국내 최초로 게이트웨이 방식을 채택해 DB접근통제라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했고, 관련 분야 국내 최고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박천오 대표는 “당시 NHN은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기술들을 피앤피시큐어에 접목시키고 싶었다. NHN은 비정상적일 만큼 갑자기 성장했다. 때문에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할 수 없어 직접 개발해 사용했다”며, “그 가운데 서너 개만 상품화시켜도 피앤피시큐어가 2배 이상 4배 정도 빨리 성장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 환경은 많이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건물을 짓는 기술을 가져다 다른 곳에 건물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건물만 덜렁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소스 코드만으로는 뭔가를 개발해내기가 어렵다. 소스에 대한 설계 사상이나 설계한 사람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이 없었다”며 솔루션 개발에 대한 기본 철학에 대해서도 밝혔다.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한 ‘포트폴리오’ 완성
- 피앤피시큐어는 DB접근제어와 시스템접근제어가 주력이다. 보안 솔루션이라는 시장이 굉장히 분야가 많고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제품에 대한 다각화는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다. 제품의 포트폴리오는 거의 완성된 상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자산을 서버로 봤다. 그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솔루션들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해왔고 그 서버를 지키는 솔루션이 4가지가 있다. 그 제품 완성을 다 했다. 하지만 완성되는 게 제품 하나당 설계해서 시장에 내놓고 안정화되기까지는 5년 정도 걸린다.”
“피앤피시큐어는 ▲데이터베이스 접근 제어 ▲시스템 접근 제어 ▲계정 관리 ▲시큐어 OS(운영체제) 등을 개발했다. 이들은 모두 서버를 보호하는 보안 솔루션들이다. 서로 비슷비슷한 역할을 해준다. 4개 모두 슈퍼 셋은 없다. 다 서브 셋이 있어서 고객이 원하는 걸 모두 제공해준다. 처음 만든 제품이 데이터베이스 접근 제어이고, 그 다음이 시스템 접근 제어, 계정 관리, 시큐어 OS 순이다. 개인적으로는 언제든 갖다 팔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를 완성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시골에 살고 있는 고객이 오토바이, 승용차, 트랙터가 필요한데, 인터페이스 등이 모두 다르다. 일반적으로 볼 때는 다 엔진을 갖고 있는 교통수단일 뿐인데, 운전 또는 관리하는 방법이 각각 다르다. 피앤피시큐어는 그것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인터페이스, 지원 체계, 유통 체계 등도 하나로 만들었다. 피앤피시큐어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고객들은 제각각 공부를 안 해도 된다.”
-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면, 여기서 멈추는 건가 아니면 또 다른 계획이 있는가.
“또 다른 솔루션을 최근 개발 공급하고 있다. 페이스락커(FaceLocker)다. 페이스락커는 요소 기술이라 여기저기에 다 쓸 수 있다. 보안 솔루션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에게 불편함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성능 저하로 느려지고 복잡해진다. 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만 한다. 하지만 페이스락커는 실시간 안면인증으로 보안과 업무 편의성을 동시에 잡아준다. 다시 말해 인증 체계를 바꾸는 건데, 이전에는 OTP를 주로 사용해 보호를 했다. 페이스락커는 그러나 얼굴만 갖다 대면 열리는 윈도우 페이스 아이디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회사 그룹에 들어갈 때 켜주거나 자리를 비우면 자동으로 잠가준다. 화면 보호기를 켤 필요도 없다. 본인이 앞에 있어야만 열린다. 설정에 따라 내 화면을 누군가 보고 있으면 잠가버린다. 인증 처리 시스템을 하나 더 개발한 것이다. 페이스락커가 어느 정도 성공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페이스락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면서 이에 따른 보안 환경에 대한 대응 솔루션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즉 기존 구축한 물리적 보안 시스템만으로는 보호할 수 없어 안면인증을 통한 업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것이다. 해서 단순한 안면인식 기능뿐만 아니라 기업 업무시스템의 실행과 종료를 탐지하고 SSL VPN, 화상 스트리밍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고 한다. 피앤피시큐어는 지난해 초 개발을 시작해 지난달 19일 공식 발표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3년 내 미국 시장 진출
-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 승산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사실 기술적인 완성도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인터페이스도 나쁘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C사인데, 이 회사는 피앤피시큐어처럼 4개 제품을 동시에 공급하지는 못한다. 즉 DB 제품이 빠져있다. C사와의 경쟁에서 이긴다는 표현은 못하겠지만 싸워볼 수는 있다고 본다. 사거리가 길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시장에 적합한 UI(User Interface)를 보완해야만 한다. 또한 막상 진출하면 예상 밖의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건이라면 피앤피시큐어 제품에 대한 평판과 인지도, 이에 따른 유통 및 기술지원 체계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단축시킬 수 있는지가 해결해야만 할 숙제이다.”
-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은 언제쯤 가능한가.
“사실은 보안 솔루션이 그 나라 문화와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제품 변경을 해야만 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년 내 진출인데, 3년 넘게 걸릴 것 같다. 현재 많은 개발인력을 뽑는 중이고, 개발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잘 팔리게 만들어져 있지만 미국에서도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뭔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것을 NHN에 있을 때부터 계속 해 왔지만 잘 안 되고 있어 해결하는 데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6년 전 일본에 진출했었는데, 어떤 상황인가.
“일본 시장은 NHN에 들어와 진출했다.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일본 시장은 답보 상태다. 레거시 시장의 고객들은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거나 변경하게 된다면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유로 올해부터 AWS, MS 애저(Azure) 클라우드 쪽으로 영업 방향을 전환했고 내년부터는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연평균 15% 성장
- NHN과 8년을 함께 했는데, 득과 실이라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대기업 시스템을 훑어볼 수 있었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다르니까. 시스템이나 리스크 관리 등이 달랐다. 그런 게 있다라는 것과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지하는 건 큰 차이다. 우리한테 어떻게 적용할지도 다른 부분이다.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수업료를 비싸게 낸 셈이다. 실이라면 NHN에 인수되면서 대기업으로 분류돼 정부 프로젝트는 입찰 제한이 돼 기회비용을 좀 많이 치른 편이다.”
매각 당시 피앤피시큐어의 매출실적과 영업이익은 각각 180억 원과 100억 원이었다. 매입할 당시인 지난해는 431억 원과 170억 원이었다. 피앤피시큐어는 매각 이후에도 연평균 약 15% 정도로 성장했다고 한다. 매입가격을 6.5배나 더 준 이유라고 박 대표는 밝혔다.
- 상장할 계획은.
“사실은 코로나 발생 이전에 상장을 검토했었고, 당시 금융기관으로부터 심사도 받았다. 그러나 시장이 안 좋았고, 코로나도 발생해 보류시켰다. 지금은 부채가 많아 자격요건이 안 된다. 해서 당분간은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등에 조언을 한다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항상 당연한 게 안 돼서 문제였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조언이나 충고를 해줄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아는 게 세상의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한편 벤처기업들의 대다수는 설립 목적을 ‘돈’ 버는 것에 중점을 둔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기업의 성장 방향 및 존재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돈을 목적으로 하면 제품이나 기술에 관계 없이 돈 되는 비즈니스에 더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좋은 제품과 기술개발이라면 피앤피시큐어처럼 그 존재가치가 달라진다. 사실 박천오 대표는 자사 주식을 매입매각하는 것과 관계없이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는 지천명의 나이에 그의 오랜 꿈이었던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내부 직원은 물론 주변 관계자들이 박천오 대표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일 것이다.
[세계보안엑스포] 일상과 업무에 녹아든 각양각색 보안 시스템
(주)피앤피시큐어 박천오 대표이사
[아이티데일리] 국내 최고의 DB 통합접근제어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주)피앤피시큐어가 8년 전 매각했던 자사 주식을 지난해 11월 모두 다시 사들였다. 그것도 매각 당시 금액보다 6.5배나 더 큰 금액으로 빚까지 내서 매입했다고 한다. 박천오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선뜻 이해가 잘 안 간다.
이어 그는 8년 전인 지난 2014년 4월 자사 주식을 NHN엔터테인먼트에 모두 매각한 배경도 그런 데 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즉 NHN은 규모가 큰 대기업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 배울 게 많다고 판단했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NHN은 여러 가지 다양한 상용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고 있어 이들 가운데 한두 개 소프트웨어에 자사의 기술을 접목시켜 패키지화 한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이 훨씬 쉬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술력에 대한 시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특히 박천오 대표와 NHN의 이준호 회장은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달랐다는 것이다. 즉 박 대표는 기술력 확보 및 성장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 중점을 둔 반면, 이 회장은 피앤피시큐어를 NHN 그룹을 지원하는 포트폴리오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피앤피시큐어가 하고자 하는 동력은 크게 떨어지고, 종국에는 존재가치도 없어지게 된다는 게 박 대표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결국 박 대표는 이 회장에게 팔았던 주식을 되사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 회장 역시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대기업인 NHN의 경영 및 조직 관리 등 여러 가지 많은 것을 배웠다”며, “NHN의 특장점을 피앤피시큐어에 접목시킨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를 위한 더 큰 회사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사실 박천오 대표는 올해로 지천명의 나이를 앞둔 49세이다. 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한다는 것은, 자존심 강한 그로서는 더더욱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 대표는 그의 나이가 한창 때인 30세에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해 좋은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의 한판 승부’라는 목표로 피앤피시큐어를 창립했다. 이후 국내 최고의 DB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고, NHN에 매각해 다시 사들이는 등 창립자이자 경영자로서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통해 노하우도 축적했다. 지천명의 나이에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시 도전에 나선 박천오 대표에게 모두가 박수를 보내는 이유일 것이다.
“‘돈’보다는 기업의 ‘존재가치’가 더 중요”
“피앤피시큐어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전문기업이다. 더 크게 성장하고 싶고, 더 좋은 솔루션을 개발하고 싶어 매각했는데, 매입을 한 NHN의 생각은 달랐다.”
매각대금의 6.5배나 더 주고 빚까지 내서 주식을 모두 사들인 배경에 대한 박천오 대표의 설명이다. 사실 박 대표는 독자 경영을 선택하지 않고 NHN의 의지에 따랐다면 수백억 또는 수천억 원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돈’보다는 본인과 기업의 ‘존재가치’에 더 중점을 뒀다. 피앤피시큐어는 국내 최초로 게이트웨이 방식을 채택해 DB접근통제라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했고, 관련 분야 국내 최고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박천오 대표는 “당시 NHN은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기술들을 피앤피시큐어에 접목시키고 싶었다. NHN은 비정상적일 만큼 갑자기 성장했다. 때문에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할 수 없어 직접 개발해 사용했다”며, “그 가운데 서너 개만 상품화시켜도 피앤피시큐어가 2배 이상 4배 정도 빨리 성장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 환경은 많이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건물을 짓는 기술을 가져다 다른 곳에 건물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건물만 덜렁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소스 코드만으로는 뭔가를 개발해내기가 어렵다. 소스에 대한 설계 사상이나 설계한 사람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이 없었다”며 솔루션 개발에 대한 기본 철학에 대해서도 밝혔다.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한 ‘포트폴리오’ 완성
- 피앤피시큐어는 DB접근제어와 시스템접근제어가 주력이다. 보안 솔루션이라는 시장이 굉장히 분야가 많고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제품에 대한 다각화는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다. 제품의 포트폴리오는 거의 완성된 상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자산을 서버로 봤다. 그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솔루션들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해왔고 그 서버를 지키는 솔루션이 4가지가 있다. 그 제품 완성을 다 했다. 하지만 완성되는 게 제품 하나당 설계해서 시장에 내놓고 안정화되기까지는 5년 정도 걸린다.”
“피앤피시큐어는 ▲데이터베이스 접근 제어 ▲시스템 접근 제어 ▲계정 관리 ▲시큐어 OS(운영체제) 등을 개발했다. 이들은 모두 서버를 보호하는 보안 솔루션들이다. 서로 비슷비슷한 역할을 해준다. 4개 모두 슈퍼 셋은 없다. 다 서브 셋이 있어서 고객이 원하는 걸 모두 제공해준다. 처음 만든 제품이 데이터베이스 접근 제어이고, 그 다음이 시스템 접근 제어, 계정 관리, 시큐어 OS 순이다. 개인적으로는 언제든 갖다 팔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를 완성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시골에 살고 있는 고객이 오토바이, 승용차, 트랙터가 필요한데, 인터페이스 등이 모두 다르다. 일반적으로 볼 때는 다 엔진을 갖고 있는 교통수단일 뿐인데, 운전 또는 관리하는 방법이 각각 다르다. 피앤피시큐어는 그것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인터페이스, 지원 체계, 유통 체계 등도 하나로 만들었다. 피앤피시큐어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고객들은 제각각 공부를 안 해도 된다.”
-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면, 여기서 멈추는 건가 아니면 또 다른 계획이 있는가.
“또 다른 솔루션을 최근 개발 공급하고 있다. 페이스락커(FaceLocker)다. 페이스락커는 요소 기술이라 여기저기에 다 쓸 수 있다. 보안 솔루션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에게 불편함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성능 저하로 느려지고 복잡해진다. 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만 한다. 하지만 페이스락커는 실시간 안면인증으로 보안과 업무 편의성을 동시에 잡아준다. 다시 말해 인증 체계를 바꾸는 건데, 이전에는 OTP를 주로 사용해 보호를 했다. 페이스락커는 그러나 얼굴만 갖다 대면 열리는 윈도우 페이스 아이디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회사 그룹에 들어갈 때 켜주거나 자리를 비우면 자동으로 잠가준다. 화면 보호기를 켤 필요도 없다. 본인이 앞에 있어야만 열린다. 설정에 따라 내 화면을 누군가 보고 있으면 잠가버린다. 인증 처리 시스템을 하나 더 개발한 것이다. 페이스락커가 어느 정도 성공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페이스락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면서 이에 따른 보안 환경에 대한 대응 솔루션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즉 기존 구축한 물리적 보안 시스템만으로는 보호할 수 없어 안면인증을 통한 업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것이다. 해서 단순한 안면인식 기능뿐만 아니라 기업 업무시스템의 실행과 종료를 탐지하고 SSL VPN, 화상 스트리밍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고 한다. 피앤피시큐어는 지난해 초 개발을 시작해 지난달 19일 공식 발표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3년 내 미국 시장 진출
-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 승산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사실 기술적인 완성도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인터페이스도 나쁘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C사인데, 이 회사는 피앤피시큐어처럼 4개 제품을 동시에 공급하지는 못한다. 즉 DB 제품이 빠져있다. C사와의 경쟁에서 이긴다는 표현은 못하겠지만 싸워볼 수는 있다고 본다. 사거리가 길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시장에 적합한 UI(User Interface)를 보완해야만 한다. 또한 막상 진출하면 예상 밖의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건이라면 피앤피시큐어 제품에 대한 평판과 인지도, 이에 따른 유통 및 기술지원 체계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단축시킬 수 있는지가 해결해야만 할 숙제이다.”
-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은 언제쯤 가능한가.
“사실은 보안 솔루션이 그 나라 문화와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제품 변경을 해야만 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년 내 진출인데, 3년 넘게 걸릴 것 같다. 현재 많은 개발인력을 뽑는 중이고, 개발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잘 팔리게 만들어져 있지만 미국에서도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뭔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것을 NHN에 있을 때부터 계속 해 왔지만 잘 안 되고 있어 해결하는 데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6년 전 일본에 진출했었는데, 어떤 상황인가.
“일본 시장은 NHN에 들어와 진출했다.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일본 시장은 답보 상태다. 레거시 시장의 고객들은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거나 변경하게 된다면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유로 올해부터 AWS, MS 애저(Azure) 클라우드 쪽으로 영업 방향을 전환했고 내년부터는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연평균 15% 성장
- NHN과 8년을 함께 했는데, 득과 실이라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대기업 시스템을 훑어볼 수 있었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다르니까. 시스템이나 리스크 관리 등이 달랐다. 그런 게 있다라는 것과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지하는 건 큰 차이다. 우리한테 어떻게 적용할지도 다른 부분이다.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수업료를 비싸게 낸 셈이다. 실이라면 NHN에 인수되면서 대기업으로 분류돼 정부 프로젝트는 입찰 제한이 돼 기회비용을 좀 많이 치른 편이다.”
매각 당시 피앤피시큐어의 매출실적과 영업이익은 각각 180억 원과 100억 원이었다. 매입할 당시인 지난해는 431억 원과 170억 원이었다. 피앤피시큐어는 매각 이후에도 연평균 약 15% 정도로 성장했다고 한다. 매입가격을 6.5배나 더 준 이유라고 박 대표는 밝혔다.
- 상장할 계획은.
“사실은 코로나 발생 이전에 상장을 검토했었고, 당시 금융기관으로부터 심사도 받았다. 그러나 시장이 안 좋았고, 코로나도 발생해 보류시켰다. 지금은 부채가 많아 자격요건이 안 된다. 해서 당분간은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등에 조언을 한다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항상 당연한 게 안 돼서 문제였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조언이나 충고를 해줄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아는 게 세상의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한편 벤처기업들의 대다수는 설립 목적을 ‘돈’ 버는 것에 중점을 둔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기업의 성장 방향 및 존재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돈을 목적으로 하면 제품이나 기술에 관계 없이 돈 되는 비즈니스에 더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좋은 제품과 기술개발이라면 피앤피시큐어처럼 그 존재가치가 달라진다. 사실 박천오 대표는 자사 주식을 매입매각하는 것과 관계없이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는 지천명의 나이에 그의 오랜 꿈이었던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내부 직원은 물론 주변 관계자들이 박천오 대표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일 것이다.